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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 태원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태원.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한 시간쯤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평일인데 설마했다. 정말 그랬다. 밖에 기다리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안에 테이블이 몇 개 없었고, 음식은 미리 만드시지 않고 주문 건당 만드시는 듯 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주문 메뉴를 받아적어가시는데 대부분 옛날짬뽐(흰 짬뽕)을 주문하신다. 그렇다면 미리 한솥 끓여놓고 만드시면 금방 금방 주문 속도를 맞출 수 있을 법한데 그러시지 않았다. 영업 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3시까지. 일요일, 월요일은 휴무다. 몇 개 없는 테이블이다보니 모르는 사람들과 합석을 해야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내가 앉은 둥근 테이블은 큰 편이어서 서로 모르는 세 그룹의 사람들이 앉았다. 왜 음식 사진이..

강릉, 기사문

강릉 기사문. 정해진 메뉴 없이 셰프님(사장님?)이 내어주는 대로 코스로 먹는, 일명 오마카세 집이다. 그리고 이 집은 예약이 필수이니 방문하실 분은 아래 번호로 연락하셔야 한다. 이 집 역시 두 번째 방문. 첫 번째 방문 시에는 재료가 얼마 없어 7만원 안팎의 코스를 먹었었다. 이번에는 다행하게도(?????) 1인당 10만원짜리 코스를 먹을 수 있었다. 가격은 네이버에 나와있는 것과도 다르고, 그 날의 재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화로 문의하시는게 가장 정확하다. 포스팅에 앞서 밝히겠지만 회 맛 모르는 1인이다. ㅠㅠ 회 대 여섯 점은 맛있게 먹지만(상추도 싸고 깻잎도 싸고 초장도 듬뿍 찍고... 역시 회는 초장에 깻잎맛이야~~ 이러면서..) 사실 매운탕에 밥 먹는 걸 더 좋아하고 그나마 초밥은 맛있..

강릉, 초당할머니 순두부

강릉에 갈 때마다 꼭 가려고 하는 집이다. 이번이 두번째(세번째?) 방문이다. 근처의 다른 순두부집과는 달리 가게 자체도 허름한데다가 가게 앞 주차 공간도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 부터 두부 만드는 것에 대해 인생을 전부 걸었다싶을 만큼 연구하시고 노력하신 내공은 다른 집이 따라올 수 없을 것 같다. 계절과 만드는 과정의 모든 변수들을 꼼꼼히 기록하여 연구한 노력을 보자면 식탁에 나온 두부 한 모가 예사롭지 않다. 벽에 붙어있는 아주 오래 전 다녀간 일본 방송사와 잡지의 취재 그림을 통해 언뜻 그 모습을 확인했었는데 최근에는 수요미식회에서 그 노력들을 다시 엿볼 수 있었다. 이 집의 정수는 사실 모 두부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이전에 방문했을 때 모 두부를 먹지 못했었다. 그 때 순..

광주, 다담 꽃피는 춘삼월

다담이라는 이름의 전통 찻집이 동명동에 하나, 광주시립미술관에 하나 있었다. 일반 카페에서 파는 전통 음료는 종류도 제한적인데다가 000맛 가루를 시원하게 물에 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탓에 커피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주문하기를 꺼렸었다. (사실 과일 에이드도 직접 과일청을 담가 탄산수를 넣어주는 일도 흔한 편이어서 주문 전에 물어 봐서 에이드 분말을 물에 타는거라고 하면 아예 병 음료를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집은 직접 만들고 분위기도 괜찮아 가끔 찾았었다. 처음에는 케익 떡도 만들어 팔았으나 힘에 부치셨는지 음료에 곁들여 나오는 정도의 떡 혹은 다식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명동 지점이 안 보이더니 올해 초 계약기간 만료로 시립미술관 지점도 문을 닫게 되어 결국 새 이름을 달고 ..

춘천, 원조숯불닭불고기집

닭갈비하면 춘천이 유명하다. 그 이유는 예전부터 양계장이 많았다고 한다. 우시장이 발달했던 곳에 소고기 집이 많고 맛있는 집이 유명해지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춘천이 아닌 지역에서도 춘천닭갈비를 상호로 달고 장사하는 집이 많고 그런 집들을 종종 가봤다. 그리고 드디어 진짜 춘천 닭갈비를 먹었다. 역시나 춘천에는 많은 닭갈비 집들이 있어 선택하는게 무척 어려울 뻔 했지만, 한 번 다녀가 본 이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오게 됐다. 저녁 식사 시간과 겹쳐 밖에서 30분 이상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기다리면서 보니 외지인과 현지인 모두 찾는 식당인 듯 했다. 허름한 실내는 예상과 달리 테이블 간격을 넓게 배치해서 답답한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재료는 모두 국내산을 사용하신다. 고추가루까지. 성형탄이 아닌 참숯이..

서울 구로, 롯데시티호텔, 조식 그리고 신승반점 짧게.

이전에 방문한 신라스테이 구로점과 비교해 볼 수 있는 롯데시티호텔 구로점이다. (이전 포스팅: 신라스테이 구로 바로가기) 건물에 들어서면 신라스테이(구로점)보다 밝은 분위기의 넓은 공간을 접하게 된다. 패키지 프로모션으로 스탠다드 객실을 예약하였으나 체크인시 첫 방문이시냐는 질문과 함께 수페리어로 업그레이드 해준다고 했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들은 거 같은데.. 아닌가?) 엘리베이터 앞 분위기 역시 신라스테이와 다르다. 두 비지니스호텔의 인테리어 컨셉이 다르므로 각자의 취향에 맞춰서 선택하시면 된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과 서비스는 공통사항이므로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큰 불편함은 없을 듯 하다. 역시나 엘리베이터를 타서 객실 카드키를 접촉 후 해당 층수를 누른 후 객실 도착. 객실 문을 열고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김영한 그리고 길상사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셔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셔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사슴』, 1936; 『백석전집』, 실천문학사, 1997) 시 읽기 "오늘부터 당신은 내 영원한 마누라야. 죽..

문장 2016.08.18

서울 구로, 신라스테이

2016.10.08 업데이트 내용; 아베다 어메니티 전성분 표시 사진 추가 구로디지털단지역 대각선 블럭에 위치한 신라스테이 구로점은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번 출구에서 나와 3번의 횡단보도를 건너야한다. 주차장은 당연히 있다. 안내 데스크에서 간단한 예약확인절차와 서류 작성을 마치고 키카드를 받고 건물 중앙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방으로 올라간다. 데스크 반대편에는 간단한 잡지와 긴테이블과 의자 등이 있어 십 여명 내외의 인원들이 간단한 미팅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1 위 사진의 엘리베이터를 보면 신라스테이 구로점의 인테리어를 짐작할 수 있다. 검정에 가까운 회색톤을 가진 모던한 느낌. 층수 표시는 없지만 버튼을 누리면 가장 빨리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쪽..

김소월 「여자의 냄새」

여자의 냄새 김소월 푸른 구름의 옷 입은 달의 냄새. 붉은 구름의 옷 입은 해의 냄새. 아니 땀 냄새, 때묻은 냄새, 비에 맞아 축업은 살과 옷 냄새. 푸른 바다……어즐이는 배…… 보드라운 그리운 어떤 목숨의 조그마한 푸릇한 그무러진 령(靈) 어우려져 비끼는 살의 아우성...... 다시는 장사(葬事) 지나간 숲속엣 냄새. 유령실은 널뛰는 뱃간엣 냄새. 생고기의 바다의 냄새. 늦은 봄의 하늘을 떠도는 냄새. 모래두던 바람은 그물안개를 불고 먼 거리의 불빛은 달저녁을 울어라. 냄새 많은 그 몸이 좋습니다. 냄새 많은 그 몸이 좋습니다. (『진달래꽃』 매문사, 1926; 『김소월 전집』, 문장, 1981) 시 읽기 소월의 잘 알려진 시들과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다. 후각은 기억과 관..

문장 2016.08.05

광주 계림동, 대성콩물

비가 온다던 일기예보는 역시나 빗나가고 무더위 때문에 없어진 입맛 찾으러 간 콩물 국수집. 다른 콩물국수집은 차차 가보기로 하고 일단 계림동 건축 자재의 거리에 위치한 대성콩물 방문. 점심 시간이라 사람이 많았지만 회전율이 빨라 금방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에어컨은 보지 못했으며 작은 규모의 가게 문이 모두 활짝 열려진 상태로 선풍기만 돌아간다. 인도에 내 놓은 간이 식탁과 의자에서도 식사를 한다. 주문하자마자 30초 안에 나온 콩물국수. 주방 안쪽에서 계속 만드시는 중인가보다. 젓가락이 처음부터 저렇게 꽂혀 나온다. 잘 섞어드셔야 맛있다는 말씀을 국수를 서빙하실 때마다 하신다. 콩물에는 노란콩과 검은콩을 섞어서 내렸으며 이미 소금과 설탕이 조금 들어가 있다. 원치 않을 경우 주문 시 말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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