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인 맛/식당

경기 부천, 태원

붉은동백 2016. 10. 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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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태원.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한 시간쯤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평일인데 설마했다.

정말 그랬다.

밖에 기다리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안에 테이블이 몇 개 없었고, 음식은 미리 만드시지 않고 주문 건당 만드시는 듯 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주문 메뉴를 받아적어가시는데 대부분 옛날짬뽐(흰 짬뽕)을 주문하신다.

그렇다면 미리 한솥 끓여놓고 만드시면 금방 금방 주문 속도를 맞출 수 있을 법한데 그러시지 않았다.

영업 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3시까지.

일요일, 월요일은 휴무다.

몇 개 없는 테이블이다보니 모르는 사람들과 합석을 해야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내가 앉은 둥근 테이블은 큰 편이어서 서로 모르는 세 그룹의 사람들이 앉았다.

왜 음식 사진이 없냐고 물으신다면 그 이유 때문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합석한 탓에 난 그들의 시선을 감당하며 사진 찍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실내 메뉴판은 가게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자마자 찍은 것이다.

음식이 나오기까지가 1시간의 기다림이다. 생각보다 일찍 음식점에 들어갔다고 좋아하지 마시라. 2차의 기다림이 있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어색한 시선과 엇갈리며 음식을 기다리다보면 옆 사람들의 음식이 나온다.

힐끗힐끗 눈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내 음식이 나왔다면?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기 시작하게 된다. 한참 후에야 사진이 생각나지만 이미 늦었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옛날 짬뽕(흰 짬뽕)과 볶음밥.

옛날 짬뽕과 탕수육은 많이 드시지만 볶음밥은 우리 테이블에서는 우리 밖에 없어서 얼마간 시선이 신경 쓰였다.

흰 짬뽕은 그래도 몇 번 먹어봤다. 그러나 맛은 확연히 달랐다.

먹어본 흰 짬뽕 가운데 가장 매웠지만 국물 맛은 깊고 깔끔했다.

베트남 고추가 들어있지만 잘게 채썬 청양고추도 들어있다.

테이블 옆자리 분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단 짬뽕이 나오면 베트남 고추를 건져놓고 먹기 시작했다.

위에 잠깐 언급했듯이 맵지만 오래 남지 않아 탈이 나지 않을 정도의 매운 맛이었고 자꾸 입맛을 당기게 한다.

건더기 또한 잡스럽게 종류만 많고 맛이 별로인 게 아니라 몇 가지만 깔끔하게 들어가 있다.

보통 짬뽕에 쭈구미가 들어있으면 그 짬뽕을 판단하는 한 가지 기준으로 삼는다.

짬봉 국물이 보통 자극적이다보니 대충 국물과 함께 먹으면 잘 모를 수 있지만 쭈꾸미가 건져서 먹어보면

물컹하면서 냄새가 확 끼치는 게 있다.

기본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든 재료가 신선하지 않은 것이든 결국 그 집 짬뽕은 좋게 기억되지 못한다. 

태원의 옛날 짬뽕에도 쭈꾸미가 있어서 먹어봤다.  아주 깔끔하고 괜찮았다. 

같이 시킨 볶음밥에는 붉은 짬뽕 국물이 나오는데 그 또한 맛이 괜찮았다.

볶음밥은 아주 고슬고슬하며 기름기가 적게 품고 있어 느끼함이 없고 맛있었다.

달걀 후라이가 하나 얹허져서 나온다. 수저로 잘 잘라서 볶음밥 한 수저에 국물 한 숟갈.

한 시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만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주차는 가게 앞 도로에 그냥 대는 분도 계시는 듯 하지만 안전하게(?) 원미구청(아래 지도의 "원미어울마당") 주차장에 했다.

서울 주차 요금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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