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하면 춘천이 유명하다. 그 이유는 예전부터 양계장이 많았다고 한다.
우시장이 발달했던 곳에 소고기 집이 많고 맛있는 집이 유명해지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춘천이 아닌 지역에서도 춘천닭갈비를 상호로 달고 장사하는 집이 많고 그런 집들을 종종 가봤다.
그리고 드디어 진짜 춘천 닭갈비를 먹었다.
역시나 춘천에는 많은 닭갈비 집들이 있어 선택하는게 무척 어려울 뻔 했지만, 한 번 다녀가 본 이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오게 됐다.
저녁 식사 시간과 겹쳐 밖에서 30분 이상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기다리면서 보니 외지인과 현지인 모두 찾는 식당인 듯 했다.
허름한 실내는 예상과 달리 테이블 간격을 넓게 배치해서 답답한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재료는 모두 국내산을 사용하신다. 고추가루까지.
성형탄이 아닌 참숯이다. 좋다.
배가 몹시 고팠던 관계로 다소 과하게 주문을 했다...가 식사가 나오기 전에 공기밥 1인분은 취소했다. 잘한 결정이었다.
음식 내주던 학생이 참 친절했다. 가족이다에 한 표했으나 아니라면 좋은 알바 뽑으신 듯 하다.
배가 고프니 뼈 발라 먹을 시간도 아깝다. 귀찮다.
불판 올려주시면서 10초에 한 번씩 뒤집으라고 하신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10초에 한 번씩은 뒤집어야 타지 않는다.
배고픈 상태로 인한 급한 마음이 잘 맞아 떨어져 아주 맛있게 구웠다. 고기가 끊기지 않게 3인분을 지속적으로 구웠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흔히 먹었던 닭갈비 조금에 양배추, 고구마, 사리, 깻잎, 치즈를 철판 위에서 볶아 먹는게 아니다.
오로지 닭고기
맛은? ! 몹시 옳았다.
단연코 이제까지 먹었던 닭갈비 중 최고로 맛있었다. 배가 고파서 그랬을 가능성도 있으나 아니다.
양념이 세지 않았다. 맵고 짠 맛이 이제까지 어떤 닭갈비보다 덜 했고 맛있었다. 함께 나온 참나물 부추 무침 역시 간이 세지 않았다.
닭갈비에 참나물 부추 무침을 같이 먹어도 간이 세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으며 잘 어울렸다.
막국수가 이렇게 나오고 육수는 따로 물병에 담아 내 준다. 원하는 양만큼 부어먹으면 된다.
막국수의 맛도 좋았다. 두툼한 면발도 괜찮았고 고명 상태도 좋아보였다.
먹어본 막장으로 끓인 된장찌개 중 가장 맛있었다.
된장찌개는 공기밥이 포함되지 않으니 따로 주문해야한다.
열무 김치의 맛도 좋았다.
뼈없는 닭갈비 3인분에 막국수, 된장찌개에 공기밥 하나는
2명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막국수는 남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기밥과의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뿐이다.
보통 닭갈비를 먹고 나면 아무래도 물이 몹시 당긴다.
주문서를 보다시피 음료나 술을 시키지 않았다.
먹고나서도 입이 텁텁하거나 물이 당기지 않았다. 먹은 양에 비해서 속도 편했다.
춘천에 가게 되면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서울 도봉구에 2호점을 냈다고 하니 춘천까지 가는 일이 요원해지겠다 싶을 때 가봐야겠다.
철판에 닭갈비와 야채를 익혀먹고 마지막에 밥까지 볶아주는 닭갈비 집에서도 맛있게 먹었었다.
그러나 새로운 닭갈비 맛을 알게 되었고, 닭갈비 맛에 대한 나의 (상대적) 기준점이 옮겨간 것 뿐이니
보시는 분들은 각자 원하는 맛을 찾아 맛있게 드시길 바란다.
주차는 가게 근처 시장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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