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갈 때마다 꼭 가려고 하는 집이다.
이번이 두번째(세번째?) 방문이다.
근처의 다른 순두부집과는 달리 가게 자체도 허름한데다가 가게 앞 주차 공간도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 부터 두부 만드는 것에 대해 인생을 전부 걸었다싶을 만큼 연구하시고 노력하신 내공은 다른 집이 따라올 수 없을 것 같다.
계절과 만드는 과정의 모든 변수들을 꼼꼼히 기록하여 연구한 노력을 보자면 식탁에 나온 두부 한 모가 예사롭지 않다.
벽에 붙어있는 아주 오래 전 다녀간 일본 방송사와 잡지의 취재 그림을 통해 언뜻 그 모습을 확인했었는데
최근에는 수요미식회에서 그 노력들을 다시 엿볼 수 있었다.
이 집의 정수는 사실 모 두부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이전에 방문했을 때 모 두부를 먹지 못했었다.
그 때 순두부백반과 얼큰째복순두부를 먹었었는데도 두부 맛에 감탄했었다.
다만 얼큰째복순두부의 경우 그 국물 색깔을 보고 짬뽕 국물류의 얼큰함과 단맛, 짠맛을 생각한다면 실망하기 쉽다.
얼큰하긴 하나 간이 세지 않기 때문에 얼큰한 맹맹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잠깐 주차하고 있는 사이 손 큰 그가 순두부백반 2개에 두부 한 모(4조각)를 주문했다. 양이 많다. 이렇게 주문하시면 남기기 쉽다.
2인이시라면 순두부백반 하나에 모 두부 한 모, 혹은 순두부백반 2개에 모 두부 반 모를 시키시면 되겠다.
참고로 모 두부 반 모는 6천원이라고 한다.
처음 맛 본 모 두부는 이제까지 먹어본 두부 중 최고였다.
사실 두부를 좋아하지 않는다. 국에 들어있는 두부는 그럭저럭 잘 먹지만 모 두부 자체를 즐겨 먹진 않는다.
집 앞에 두부를 직접 만드는 가게가 있어 뜨끈한 두부를 사다가 김치에 싸서 먹기도 하는데,
콩 특유의 비릿함과 텁텁함 때문인지 서너 번 집어 먹으면 손이 가질 않았다. 이건 예전부터, 어느 가게의 어떤 두부였든지 그랬었다.
이 집의 두부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모 두부조차 부드러우면서 맛이 아주 깔끔했다. 무척 맛있게 먹었다.
밑반찬들도 맛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순두부백반의 두부는 조금 아쉬웠다. -살짝 눌러붙을 때 나는 탄 냄새(?)같은..
냄새인지 맛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일행 역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예전에는 저 순두부에 간장을 조금 덜어 한 수저씩 떠 먹으면 아주 맛있었다.
이 집 두부의 수준에 비해 그릇이 너무 아쉽다는(흰색 플라스틱 식기였었다) 평가가 있어서인지 검은색으로 바뀌어 흰 두부를 돋보이게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플라스틱이다. ^^;;
다음에 강릉 가더라도 여전히 이 집은 들를 것이다. 그 때도 모 두부를 주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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