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인 맛/식당 66

제주 한림읍, 만민식당

제주도에 가면 웬만하면 갈치조림을 먹는다. 이번에는 제주 서부 쪽에 머무르다 보니 전에 가보지 않았던 식당도 새로 가게 되었다. 갈치조림에 든 갈치가 이제까지 먹었던 것 중에 가장 컸다. 갈치 자체의 맛도 가장 좋았다. 갈치조림의 소스는 되직한 편이며 맛과 빛깔이 강한 편이다. 딱새우장도 맛있다고 한다. 해물탕에 들어있는 딱새우를 먹어보니 맛있었다. 예전에 동문시장에서 냉동 딱새우를 사서 된장국을 끓여먹었을 때는 그저 국물맛을 내는 정도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먹어보니 딱새우도 새우였다. 맛있다. 해물탕을 좋아하는 일행의 입맛에 국물도 맛있었다고 한다. 반찬도 보통 이상은 하는 듯 하다. 주차는 가게 앞에 3-4대 정도 가능하다.

제주 서귀포, 정호별미 올랭이와 물꾸럭

한식대첩에 제주 대표로 출연하셨던 김정호 아저씨께서 운영하고 계신 식당이다. 전에 방문했을 때는 방어를 시켜서인지 직접 주방에서 나오셔서 먹는 방법이랑 설명해주셨었다. 이번에는 올랭이와 물꾸럭을 주문했다. 제주도 말로 오리와 문어를 뜻한다. 우리 뒤쪽에 앉아 있던 대 여섯명의 일행은 소주 10여병 가까이 드신 후라 몹시 언성이 높았다. 너무 높았다. 다행이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 전에 그들은 가게를 나갔다. 우리 옆 테이블에 노모를 모시고 온 아주머니와 아들이 계셨는데, 그들이 나가고 나자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하셨다. 한편 주문을 받는 아주머니는 무슨 이유에선지 몹시 지치고 귀찮아하시는 듯 해서 음식 나오기 전까지 상황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음식은 사진과 같..

제주 제주시, 홍콩미각

제주 시청 근처에 위치한 홍콩미각. 직접 빚은 이 집 만두가 맛있다고 해서 갔지만 만두는 이제 저 파란 매직 아래 잠들어 있다. 독특한 소스의 탕수육. 고기도 다르다. 돼지고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식감과 맛이다. 튀김옷 사이로 언뜻 짙은 갈색이 보이길래 부분 부분 기름에 오래 튀겨 탔나 싶었는데 튀김옷을 살짝 벗겨보니 고기 자체가 따로 구운 듯한 빛깔을 발견했다. 소스도 특이하다. 짜장면 소스에 든 고기도 튼실하다. 소스의 간도 평균적인 짜장 소스보다 약간 약한 정도. 짬뽕. 역시에 눈에 띠는 고기. 주방장님이 고기를 참 잘 쓰시고 많이 쓰시는 듯 하다. 얼큰하고 맛있다.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먹었는데 일행은 그렇게 맵지 않았다고 한다. 일행은 기본 육수가 좋은 편이라며 MS..

제주 서귀포, 푸짐한 밥상

낭푼쌈밥에 나오는 반찬들.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아 아주 좋다. 오이무침도 짧은 시간 간격으로 무쳐내는지 숨이 죽지 않았다. 돔베고기도 온기를 갖고 있다. 고등어 조림은 오래 졸여 무 안까지 양념이 잘 스며있으나 고등어는 퍽퍽한 감이 있다. 그래도 이 가격에 이 구성이면 충분히 좋다. 계란찜이 이어 나왔다. 술집이든 식당이든 계란찜에 소금간을 세게 하는 곳이 많은 편인데 이곳은 계란찜까지 삼삼해서 계란찜만 떠 먹어도 밥을 찾지 않을 정도이다. 접짝뼈국과 같은 제주도 특색이 많은 음식들도 있지만, 깔끔한 백밥집에서 맛있는 한 끼 먹은 느낌을 원한다면 추천할만 하다. 주차는 서귀포시청 제1청사에 했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랬는지 요금 징수는 없었다.

제주 서귀포, 범일분식

순대 한 접시 10,000원 순대국밥 7,000원 주인 내외분(?)이 친절하시다. 제주도식 순대를 맛 볼 수 있는 집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순대와 달린 창자 안에 찹쌀이 들어있어 일반 순대보다 더 든든하다고 한다. 반찬은 평이하다. 간은 먹지 않아 모르겠으나 순대는 잡냄새가 별로 없고 부드러웠다. 나는 이 부드러운 맛을 느끼하다고 느껴 국에 들어 있는 순대도 다 먹지 못했다. 하지만 동행한 이는 이 집 순대가 아주 맛있는 편에 속한다고 했다. 순대국밥은 들깨가루가 많이, 아주 많이 들어가 있다. 순대국밥에 들깨가루가 들어 있는게 아니라, 들깨죽에 순대와 양념을 푼 느낌이 들 정도였다. 주차는 11시 30분~13시30분 까지 가게 앞 도로에 가능하나 기본적으로 주차단속지역인 듯 하다. 가게를 끼고 우회전하..

음식을 선택하고 먹는 행위는 그 사람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벌어지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다른 입맛을 가진 타인이 무척이나 많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이들이 맛있게 먹은 음식이 내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맛있게 먹은 그 식당에는 비슷한 입맛을 가진 낯 모르는 이들이 모여 맛있는 식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상대적인 맛"은 인터넷 속 다양한 "입맛"들 가운데 어쩌면 당신과 비슷할지 모르는 하나의 가능성이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상대적인 맛은 다른 입맛입니다. 타인에게도, 심지어 우리 자신에게도. 예전과는 달라진 입맛. 다시 찾지 않는 맛, 새롭게 알게된 맛, 다시 찾게된 맛까지 그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합니다.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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