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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관(旅, 觀)/낯선 베개

제주, 디아넥스(THE ANNEX)

by 붉은동백 2016. 11. 13.

 

느리게 가는,

어쩌면 제주를 찾을 때마다 바랬던 것일 지도 모르는

그 속도의 시간

 

디아넥스 호텔은 sk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중 하나로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포도 호텔의 서브 호텔격의 숙소이다.

2015년 개장했고 37개 객실이 있다고 한다.

(협찬 느낌 물씬 나는 시작이지만 전액 자비 지출임을 미리 밝힌다. 낚시 아니니 염려는 내려놓으셔도 된다.)

호텔의 전경. 3층이 전부이며 모던한 인테리어이다. 사진은 어둡게 나왔다. 사진 좌측에 수 대의 주차공간이 있고,

만차일 경우 도로 쪽 넓은 주차장을 이용해야한다.

3층으로 지은 것이 의도인지 건축 규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매우 잘된 일이다.

이 작은 규모-앞서 언급한 대로 37개의 객실 뿐- 덕에 이 곳에 머무는 동안 내내 고즈넉함을 실컷 맛 볼 수 있다.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풍경.(화면 좌측의 누런 봉투는 가져간 짐의 일부이다.)

왼쪽에는 옷장과 전기주전자, 몇 종류의 차, 미니 냉장고가 있는 칸이 있다.

이 간식거리는 무료로 제공된다. 구성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듯 하다.

 

그리고 입구 오른쪽에는 화장실 겸 샤워부스가 있다.

화장실 모습,

유리로 된 샤워 부스가 살짝 보인다.

세면대 왼쪽 테이블에 여분의 수건이 넉넉하게 있다.

어매니티는 브랜드는 "퓨어(PURE)"(https://purebygloss.com/)

이름과 달리 성분은 "퓨어(PURE)"하지 않다.

사진 가장 왼쪽의 바디워시의 성분을 보면, "정제수,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코카미도프로필베타인... 순으로 나온다.

유명 호텔에도 납품을 하는 듯 하지만, 조금 더 순한 성분으로 옮겨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밖에 헤어캡, 화장솜, 면봉 등이 밀폐 포장돼 비치되어 있다. 물론 헤어드라이기도 있다.

무난한 침대. 좌우측 전등도 편안한 빛을 낸다.

아직까지 눈에 편안한 led 등은 보지 못했다. 생활 공간이나 휴식 공간에서 LED등은 아직까지 꺼려진다.

맑은 날은 아니어서 선명하진 않지만 저 멀리 산방산이 보인다.

커튼 두 겹으로 되어 있어 외부 밝기에 따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온도 조절기.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오자 천정에 매립된 냉난방기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공기로만 난방하는 방식은 실내가 너무 건조해져서 비염 등에는 너무 힘들다.

바닥과 공기를 각각 조절할 수 있어 좋아보인다.

침대 옆에 있는 예비 콘센트와 조명 스위치 판넬.

다시 밖으로 나가 보자.

건물이 일자형이라 장소의 배치가 직관적이다.

프론트데스크 쪽에 컨퍼런스 룸과 비지니스룸이, 그 반대편에 조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과, 온천, 수영장, 그랜드홀, 화장실이 있다.

디아넥스 호텔의 온천과 수영장의 요금과 이용 시간은 위와 같다.

보통 디아넥스 호텔 숙박 예약을 하면 조식과 온천, 수영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인 듯 하였으나 아닌 경우도 있나보다.

온천과 수영장이 탈의실을 공유하는 구조라서 그런지 온천을 이용하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수영장 이용은 안내와 같이 수영복과 수영모가 필수이다. 

혹시나 수영복은 가져오셨는데 수영모를 안 가져오셨을 경우, 디아넥스 호텔에 새롭게 문을 연 편의점에서 수영모를 구입할 수 있다.

디아넥스 관련 정보를 찾아봤을 때 주변에 편의점 등이 없어 꽤 거리가 있는 타 리조트의 편의점을 이용했던 분도 계셨는데,

이제 그런 번거로움이 없어졌다. 위치는 호텔 현관문 오른편에 있는 저 난간을 따라난 길에 있다.

라면과 포장김치를 포함한 꽤 과자 등 꽤 다양한 간식거리들이 있었다. 전자레인지는 있다. 냉동 식품은 없고, 아이스크림은 있다.

편의점을 갈 생각이나 계획이 없었는데, 

숙박 당일 저녁 두 곳의 레스토랑이 모두 만석인 관계로 편의점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해야 했다.

편의점에서 뜻밖에 발견한 간식. 꽤 유명한지 이걸 파는 곳을 찾아 돌아다니셨다는 분도 있다고 한다.

혹시나 오래돼 눅눅하지 않을까 우려와는 달리 아주 부드럽게 바삭하고 맛있었다. 많이 달지도 않았다.

원재료 및 함량은 밀가루 37.95%, 조청 물엿 22.8%, 튀긴 쌀19%, 감귤 과즙 14%, 설탕, 우유, 귤피조림, 생강즙, 천일염, 대두유.

"상 받을만한 제품이다"는게 먹어본 후 공통된 의견이었다.

(아주 몹시, 케이블 영화 채널의 중간 광고 같은 글이었다. 그러나 이 간식 역시 자비 지출이다.)

 

2부 시작.

 

대충 찍으니까 이 정도지... 일 수도,

대충 찍어도 이 정도야?! 할 수 도 있겠다.

탁 트인 1층 실내 수영장은 풍경과 수질, 수온 모두 아주 만족스러웠다.

몸이 찬 편이라 수온이 조금 낮으면 실내 수영장이라도 힘들어하는 편인데,

추운 겨울도 아닌 이 애매한 기온의 날씨에 이렇게 적정한 온도라니. 

그리고 소독약 냄새도 아주 약한 편이었고, 물에 부유물 또한 보이지 않고 깨끗했다.

제주도에 오면서 수영복과 수영모를 챙겨와서 실내 수영장을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이 수영장은 아주 특별했다.

수영하는 내내 누구의 방해도 없이 여유롭게 물장구를 치며 수영을 즐겼다.

물 위에 누워 발만 살짝 살짝 저으며 나아갔다. 유리 천장을 통해 떠가는 구름과 맑은 하늘을 봤다.

참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 호텔은 서쪽의 협재, 남쪽의 모슬포가 거의 비슷하게 35분 안팎이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주요 관광지를 잇는 경로에서 벗어나 있는 이 곳은 그래서

이 호텔의 골프장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온전히 호텔과 이 주변에 머물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서두에 짧게 썼듯이, 나는 아주 오랜만에

제주의 느린 시간을 경험했다.

제주의 시간이 실제로 느린 것은 물론 아니다.

모슬포와 서귀포, 성산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오름들과 유명한 해변을 쫓아 돌아다니다보면

그 아름다운 것들을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빠른 시간에 소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런데 이 곳에 머물면서 빠르게 가던 그 시간이 느리게 갔다.

풍경도 느리게 흘러갔다. 

내가 제주를 찾는 이유는 그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이 느린 시간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가보지 못한 주변의 산책로와 박물관은 아쉬움으로 남겨두었다.

그 아쉬움을 핑계로 언제가 다시 찾아갈 것이다.

 

 

 

 

 

호텔의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하시다.

특히 포도호텔 식당과 디아넥스 간 이동은 아주 깨끗한 승합차로 이루어지는데

운전을 해주셨던 직원분들의 친절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승합차 이용은 데스크에 말하면 그 때 그 때마다 이용할 수 있고,  SK핀크스 관련 어느 장소나 말씀드리면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전해주신다.

특히 저녁에는 고라니(노루?) 등이 자주 출몰한다고 하니 저녁에 식당을 이용하시면서 술 드실 분은

꼭 승합차를 이용하시길 바란다. (실제로 식당 이동 간 길가에 로드킬 당한 동물의 사체를 보았다.)

 

그리고 포도호텔 식당과 비오토피아 레스토랑 모두 반드시 예약을 하시는 걸 추천한다.

포도호텔 식당에는 7시에 갔는데 모두 만석이라 오늘 저녁 식사가 불가능하다고 했고,

비오토피아 역시 8시 이전까지는 식사가 어렵다고 했다.

 

 

예약은 직접 호텔로 전화를 하시거나 **투어 등의 중개사이트를 통해야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구경 정도이다. 실시간 예약을 지원하지 않는게 의외이다.

호텔 홈페이지 https://www.thepinx.co.kr/annex/web/index.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