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인 맛/식당

제주 성산 식당, 복자씨 연탄구이

붉은동백 2018. 7. 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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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가고자 했던 식당이 문을 닫아 새로 검색해서 찾아간 돼지고기 연탄 구이집.

연탄에 돼지고기를 구워주는 식당은 제주시에서 돈사돈, 한림에서 칠돈가를 갔었다. 

이번에는 성산에 위치한 복자씨 연탄구이.

저녁이라 가게 앞 풍경이 보이지 않는데 낮에 지나가면서 보니 바다였다.

늦은 시간이어도 손님들로 식당이 가득했고, 약 20여 분을 기다렸다가 자리를 안내받았다.

 

식당 내부에서는 직원분들이 분주히 돌아다녔고, 숙달된 움직임으로 손님들을 응대했다.

문을 전부 열어놓아 공기가 잘 통하니 가게 안에서 연탄가스 냄새나 고기 냄새도 많이 나지 않았다. 

 

 

흑돼지라고 해서 백돼지에 비해 특별히 엄청난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백돼지는 없다고 해서 흑돼지 한 근을 주문했다.

(검색해보니 백돼지는 없으니 흑돼지만 주문 가능하다고 안내받는 경우가 있나보다...)

참고) 수더분 님 2018년 4월 포스팅(수더분 님이 언급하신 소스통은 여전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알쓸팁 님 2018년 5월 포스팅

        zoh 님 2018년 2월 포스팅

       꾸꾸 님 2018년 5월 포스팅

처음부터 흑돼지를 주문하신 분도 많이 계셨고 백돼지를 드셨다는 분의 포스팅도 봤으나,

흑돼지와 백돼지의 맛은 결코 12,000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쓴다. 

그런데 다른 분들 포스팅을 보다가 대낮의 식당 간판을 보니 "연탄구이 복자씨 흑돼지 구이"라고 적혀있다.

내가 잘못했다. 흑돼지 전문점이니 백돼지가 없는 날이 있어도 괜찮은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일년에 한 두번 가서 먹어보는 정도이니 다른 식당과의 구체적인 맛 비교는 어렵다. 능력도 되지 않고.

 

다만 가장 중요한 차이는 돈사돈의 경우 돼지고기 한 근이 한 덩이로 나오는데 반해,

이 곳은 처음부터 고기가 잘라져서 나온다는 것이다. 

메뉴판에만 "백돼지 근고기 600g", "흑돼지 근고기 600g" 이렇게 표기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돈사돈에서 말하는 근고기의 "형태"로 굽는 것이 아니라 근고기의 "무게"로 파는 것 뿐이다.

 

돈사돈은 돼지 한 덩어리의 사면이 어느 정도 익으면 직원 분이 고기를 잘게 잘라 구우면서 부분 부분 탄 부분도

세심하게 잘라내주었다.

물론 이곳도 직원분이 고기를 구워주신다.

그리고 어느 정도 고기가 골고루 익었다 싶으면 집게로 고기를 현란하게 드리블도 한다. 그러나 큰 의미는 없어보였다.

탄 부분은 거의 없었지만 있으면 먹는 사람이 알아서 처리하는 방식. 한두 점 가량 탄 부분이 있어 이빨로 잘라내고 먹었다.

그리고 멜젓은 다른 식당들보다 다소 묽은 편이었다. 

막 김치찌개가 나왔을 때 한 수저 먹었더니 입에 촥 감겼던 그 맛은, 필시 마법의 양념이 아닐까 싶었다.

덕분에(?) 흰 쌀밥에 맛있게 먹었다.

김치찌개에 들어있는 고기의 양은 돈사돈의 그것보다 적은 편이었다.

 

눅눅한 날씨에 주방 바닥의 흥건한 물을 보며(테이블이 놓인 자리가 주방이 보이는 자리였다) 

매장의 어둑어둑한 인테리어 속에서 먹어서인지 그다지 깔끔하게 기억되지 않는다. 

 

고기 자체의 맛은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많이들 찾으시는 식당이고, 맛있게 드셨다는 분들의 후기가 대부분이니 두루두루 맛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