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장16

北魚 최승호 北魚 최승호 밤의 식료품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2017. 7. 7.
존나 존맛 꽤 오래 전부터 "존나"라는 말은 자주 쓰였다. 이후 개인 블로그와 맛집 후기의 유행이 맞물리면서 "존맛"이라는 파생어가 등장했는데 그 사용이 매우 빈번하다. 음식점 후기를 찾다보면 7할 이상에서 이 단어를 보게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음식점 후기의 특성상(?) 젊은 여성들의 포스팅일 경우가 매우 많은 편인데, 꽤 민망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최소한 자신이 쓰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쓰자. 먼저 기본형 "좆나오다"가 "좆나게"로 활용되고 "좆나"가 되어"존나"로. 그리고 이 "존나"가 "맛있다"와 매우 자주 결합하면서 "맛"이 어근이 되어 "존맛"이라는 파생어가 탄생하게 되었다,라고 추정해본다."좆"+ "맛"이라는 합성어(명사+명사)로 보기에는 과한 측면이 있다.(과하지 않다.. 2017. 4. 26.
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 탄핵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 3. 10.
영화 라라랜드 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가 꿈에 대한 이야기라는 글을 봤다.영화를 보면서 나는 이 평가에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었다.그러므로 내게 마지막 장면의 두 주인공의 눈빛은 "각자의 (이룬) 꿈에 대한 말 없는 격려이자 응원"보다는,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그렇다고 꼭 돌아오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만 만약 그랬다면 폭망이었겠지) 전(前) 연인 대한 미련과 단념, 혹은 그것들이 뒤섞인 그 어디 쯤의 감정이 아니었을까하는 쪽에 기울었던 게 사실이다.결국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유일한 평가는 "처음 들을 때는 몰랐다. 이 음악이 슬퍼질거란 걸."정도였다.그리고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평 역시 당연히 "꿈"이 아닌 "지나간 사랑"을 두고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음악을 소재로한 영화 "원스(Once.. 2017.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