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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존나 존맛

by 붉은동백 2017. 4. 26.

꽤 오래 전부터 "존나"라는 말은 자주 쓰였다.


이후 개인 블로그와 맛집 후기의 유행이 맞물리면서 "존맛"이라는 파생어가 등장했는데 그 사용이 매우 빈번하다.


음식점 후기를 찾다보면 7할 이상에서 이 단어를 보게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음식점 후기의 특성상(?) 젊은 여성들의 포스팅일 경우가 매우 많은 편인데, 꽤 민망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최소한 자신이 쓰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쓰자.


 


먼저 기본형 "좆나오다"가 

"좆나게"로 활용되고 

"좆나"가 되어

"존나"로.


그리고 이 "존나"가 "맛있다"와 매우 자주 결합하면서 

"맛"이 어근이 되어 "존맛"이라는 파생어가 탄생하게 되었다,

라고 추정해본다.

"좆"+ "맛"이라는 합성어(명사+명사)로 보기에는 과한 측면이 있다.

(과하지 않다고 여길만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럼 기본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좆"의 뜻은?


좆[졷]

명사

성인 남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


참고어    자지

반의어    씹

비표준어 좃

어원       졷 <마경 上:32>


[다음 국어사전 발췌]


나오다

자동사


1. (사람이 어떤 장소로) 다른 것에서 이동해 오다.

반의어  들어가다

2. (어떤 곳에서 안쪽의 것이) 밖으로 솟아나다.

유의어  솟아나다

.

.

.

[다음국어사전 발췌]



두 단어를 합쳐서 생각해면


"좆이 나오다"를 남성의 성기에 혈액의 흐름이 증가하면서 커지고 단단해진다는 뜻으로 보는 분도


남성의 성기가 몸에서 탈락하는 것으로(ㅠㅠ) 보시는 분도 계시지만


어쨌든 매우 격한 상황임은 같다.

(매우 다르지만 격한 상황인 것은 같다.)

(격한 상황인 것은 같지만 매우 다르다.)




언어라는게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내가 보기에) "존나"와 "존맛"이라는 말에는 "좆"이 들어 있다.


과도기일 수도 있겠다.


자각 없이 많은 사람들이 쓰다가 시간이 많이 흐르게 되면 "좆"이라는 의미가 사라지고 


그저 "매우"라는 뜻으로만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비속어여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비속어은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대인관계는 복불복이다.)


맛있는 음식에 "좆"이 끼어드는 건 아무래도 이상하다.

(어색하지 않는 사람과 상황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남성의 신체와 언어가 가지는 배타적 영역을 깨부수고자 하는 페미니즘의 언어 실천 방향........

이 아니라면 말이다. (너무 나갔다. )


실제 사용되는 언어에서 그 의미가 탈락될 수 있겠지만, 그 어원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서너 줄로 간단히 쓰려고 했었는데 말이  존나  길어졌다.



뱀발 두 개만 달고 마무리 해야겠다.


참고로 연식이 조금 있으신 분들이 쓰시는 "좆빠지게"가 부정적 상황에서 쓰이는 것과 달리,

"존나"는 부정적, 긍정적 상황에 두루 쓰이고 있다.


(예, 나는 좆빠지게(존나) 뺑이 치고 왔는데 너는 처 자냐? (o) -> 나는 매우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너는 취침 중이었니?"

     나는 좆빠지게 맛있는 떡볶이를 먹었다. (x) : 긍정문에서는 다소 어색하다.

     나는 존나 맛있는 떡볶이를 먹었다. (o) -> 나는 매우 맛있는 떡볶이를 먹었다.

    <활용> 떡볶이 존맛 혹은 존맛 떡볶이 -> 떡볶이가 존나 맛있다 -> 떡볶이가 매우 맛있다.)



그리고 핵존맛, 존맛탱은 모두 위의 기본형에서 파생된 것으로 그 정도를 더하거나 어감을 변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잘못 사용된 용어나 개념, 활용을 발견하신 전공자 혹은 일가견 있으신 분들의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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