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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16

고마웠어요 무한도전 13년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무도의 모든 멤버와 제작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나뵙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2018. 3. 31.
가을 사나흘 전부터 가을인가 싶었다. 비오기 전 할머니들의 손이 관절에 가듯 나는 가을이 올 때면 간질간질한 코 끝에 손이 간다. 결국 지르텍을 먹었다. 계절의 고개를 이제 막 넘기 사작한 것이다. 2017. 9. 4.
허영만의 커피 한잔 할까요? 제목처럼 정직하게 허영만 작가의 커피에 관한 만화이다. 커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없지만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즐거운 마음으로 재밌게 읽었다. 가상의 커피 가게와 사람들을 빌어 커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재밌었던 것은 커피에 관한 이야기임에도 커피 자체보다는 커피를 매개로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특정 원두의 생산 이력과 로스팅, 추출 과정 그리고 그 맛에 대한 묘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만화는 하루의 시간 중 어느 땐가에 꼭 커피 한 잔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나는 읽었다. 때문에 "2대 커피"의 주인인 박석의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커피뿐이야"는 말이 이 만화를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커피는 여러 기호 식품 중 하나일 뿐이지만, 한편으로 그가 손님에.. 2017. 8. 20.
아파트가 운다 최금진 아파트 운다 최금진 가난한 사람들의 아파트엔 싸움이 많다 건너뛰면 가닿을 것 같은 집집마다 형광등 눈밑이 검고 핼쓱하다 누군가가 죽여달라고 외치고 또 누구는 실제로 칼로 목을 긋기도 한다 밤이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유체이탈한 영혼들처럼 기다란 복도에 나와 열대야 속에 멍하니 앉아 있다 여자들은 남자처럼 힘이 세어지고 눈빛에선 쇳소리가 울린다 대개는 이유도 없는 적개심으로 술을 마시고 까닭도 없이 제 마누라와 애들을 팬다 아침에는 십팔평 칸칸의 집들이 밤새 욕설처럼 뱉어낸 악몽을 열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 운명도 팔자도 모르는 아파트 화단의 꽃들은 표정이 없다 동네를 떠나는 이들은 정해져 있다 전보다 조금 더 살림을 말아먹은 아내와 그들을 자식으로 두곤 죽은 노인들이다 먼지가 폴폴 날리는 교과서를 족보.. 2017.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