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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루나글라이드 그리고 에어맥스, 그러다가 아디다스

by 붉은동백 2017. 7. 7.

 첫 나이키 신발은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현빈 아저씨가 신고 나온  루나 글라이드2.

처음 그 신발을 신고 걷고 뛰었을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한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느낌이었다.

정말 달 표면 위를 미끄러지듯 걷고 달리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가벼웠고 부드러웠다.

3-4년 아끼면서 열심히 신었다.

그 쿠션감은 점점 익숙해져갔고 밑창의 요철 무늬도 닳아져 갔다.

그즈음 다시 나이키의 에어맥스 신발을 신게 되었다.

루나 글라이드를 처음 신었을 때의 묘한 느낌은 없었지만, 루나글라이드보다 편했다.

하지만 밑창 전체를 버티고 있는 에어가 왠지 불안해 조심해서 신었다.

어느 날 오른쪽 발을 디딜 때 느낌이 이상했고 발목도 아팠다.

자세히 살펴보니 신발 밑창이 닳아지면서 "에어"가 지면으로 노출되더니

결국 찢어져 "에어"가 깨져버린 것이다.

나는 3년쯤 버텼다.

누군가는 몇 달을, 또 누군가는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에어가 터져버렸다고 했으니

나는 그래도 꽤 선방한 셈이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많은 분들의 대답과 대리점에 직접 문의해 얻은 결과대로

"에어" 깨진 것에 대한 수리는 불가했다.

사제 수선집도 몇 군데 소개되긴 하지만 썩 미덥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

아직도 밑창의 "에어"를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멀쩡한 신발을

차마 버릴 수 없어서 신발장에 두고 있다.

혹시나 에어맥스를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해서이다.

 

그러다가 최근 신게 된 아디다스 울트라부스트 언케이지드.

밑창은 딱 건물 단열재로 쓰는 스티로폼같이 생겼고, 외피는 짱짱한 천으로 되어 있는 것이

발목까지 양말처럼 올라온 모양새이다.

신발은 나이키와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이 편했다.

이 제품은 단단한 외피가 없는 모델이지만 발이 헛돌지 않을만큼 잘 잡아준다.

아직까지 발목의 밴딩 부분도 늘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나이키 에어맥스의 "에어"의 내구성과 AS에 실망한 사람들이

아디다스와 리복으로 간다는 말도 이해하게 되었다.

참 잘 신었는데 에어맥스의 "에어" 때문에 이렇게 되어 버렸다.

그래도 덕분에 다른 브랜드의 신발들도 찾아보고 신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다.

 

잘 신었던만큼 아쉬움도, 혹은 미움도 커서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