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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관(旅, 觀)/제주

위미리 동백

by 붉은동백 2016. 12. 22.

지금 제주는 동백이 한창이다.

길가 곳곳에 동백이 피어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더기로 핀 아름다운 동백을 볼 수 있는 유명한 곳이 위미리이다.

(이름부터 "동백언덕"인 카멜리아힐은 이번에 찾지 않았다.) 

이미 많은 분들이 찾고 계시는 도로 가 담장 안에 핀 동백꽃들이다.

보통 네비게이션에 위미리 동백나무를 치고 가다보면 마을 들어가기 전 도로 가에 차들이 길게 주차되어 있는 모습과 함께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아래 다음 지도에 나온 것처럼 "남원읍 연화사"를 찍고 가시다가 길가에 차를 대면 된다.

담장 안쪽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입구에 무인함을 두고 1인당 천원씩 받고 있다.

화장실도 개방하고 있다.

좀 더 많은 동백과 다양한 구도를 찾고 싶다면 아래를 찾아가시면 된다.

위 사진의 위치와도 가까워서 주차도 같은 도로 가의 대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둘 다 돌아보시는 듯 하다.

정확한 주소는 위미리 927번지.

연화사를 기준으로 보면 꽤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지 않은 공간에 꽤 많은 동백나무들이 잘 관리되어 자라고 있다.

개개의 나무 모양도 아름답고, 나무들도 열을 맞춘 듯하면서도 다르게 지그재그로 심어져있어

사람들이 꽤 있었음에도 각자의 사진 구도에 걸리지 않게 본인들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곳은 사유지인데 입구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1인당 2천원씩의 입장료를 받고 계신다.

관리소 같은 작은 가건물도 입구에 있었지만, 내가 찾았던 날은 날이 좋아서인지 밖에 나와 계셨다.

간이 테이블 위에 귤을 널어놓고 팔고 계시는 듯 했다.

"팔고 계시는 듯" 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주머니께서 그다지 적극적으로 귤을 파는 모양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테이블에 위에 올라와 있는 귤의 양이 본인이 드실려고 가져다 놓은 것인지

아님 먹어보라고 권하려고 가져다 놓은 것인지 애매할 만큼 적었고,

입장료를 내는 동안에도 귤 구매에 대한 어떤 힌트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입장료 또한 칼같이 인원 수를 세서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들어가는 사람이 인원에 맞춰 돈 드리면 받는 편이었다.

적어놓고 보니 매우 주관적이고 호의적인 평이 되어버렸다.

아닐 수 있다.

아주머니는 사실 들어오는 사람의 수를 면밀히 살피고 계셨었고, 혹여나 누락된 입장료가 있으면

단호하게 인원 수를 물으셨을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입장하던 그 때는 모든 사람이 솔직하게 인원에 맞는 입장료를 내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귤 또한 마찬가지다.

테이블 위에는 사실 바구니마다 귤이 가득 담겨 있었고, 가격도 적혀 있었는데

동백꽃에 이미 홀린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내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입장료를 기분 좋게 냈고,

그 입장료의 가치보다 훨씬 더 좋은 동백의 아름다움을 담아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곳의 입장은 순전히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선택이다.

전기세에 포함되어 나오는 TV 수신료, 물건에 붙어나오는 부가가치세, 국립공원 입장료에 포함된 사찰 입장료 등과 같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들과는 명백하게 다르다.

2천원의 입장료가 이 동백들을 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들어가면 될 것이고, 아니라면 안 가면 된다.

장소 관련 사진들도 넘쳐나고 있으니 정보의 불균형에 따른 떡밥도 아닐 것이다.

 

공 들인 타인의 공간에 들어갈 때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인색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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