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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헤드램프 지름 - 블랙다이아몬드 new 스팟

by 붉은동백 2017. 10. 17.

사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물건을 갑작스레 구매하는 일 말이다.

 

며칠 전 아침 눈을 떴을 때 조만간 오를 한라산 등산을 대비하여 헤드랜턴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야간 산행은 아니며,

해가 질 때까지 못 내려오는 것보다 해가 아직 중천에 떠 있을 때 

중도에 포기하고 내려 올 확률이 더 높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언젠가, 나중에 갈 예정인 캠핑에 쓸 랜턴이 아직도 없다는 이유와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겨울 산행 시에는 항상 보온 자켓과 비상식량, 비옷, 헤드랜턴 등은 챙겨야 한다는

지식인(?) 분들의 조언에 따라

 

그렇게 헤드랜턴 검색을 시작 했다.

회사로는 페츨과 블랙다이아몬드가 걸렸다.

블랙다이아몬드는 등산 스틱 살 때 알고 있었는데 헤드랜턴도 만드나보다 했다.

 

첫 인상은 페츨이 좋았다. 정확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튀어나올 것 같은 픽사3.

다이얼식으로 장갑을 끼고 있어도 조작이 쉽고, 80kg을 버틸 정도로 튼튼하고, 화학적 저항성과 ip67의 방수 능력 등

가격은 9만원 대.

물론 이 제품은 나 같이 연 1-2회 등산, 캠핑 예정자에게는 전혀 맞지 않다.

상품 설명 페이지의 그림대로, 험한 공사 현장에 매우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체로 페츨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

 

연 1-2회 사용 빈도를 냉정하게 직시했다.

보통은 이전과는 다르게 이제부터 열심히 사용(혹은 이용)할 것이라고, 결코 믿지 않는 자신을 매번 속인다, 속는 척 한다.)

가성비로 가는 게 맞다.

블랙다이아몬드에도 다양한 라인이 있었고 검색되는 제품 후기도 몇 개 있었다.

그러다가 눈에 띤 제품이 new 스팟.

200루멘에 ipx8(수심 1미터에서 30분간 방수, 30분 이후에도 배터리 단자를 제외한 기기 내부로는 물이 새지 않는다고.

만약 물이 들어가게 되면 배터리 뚜껑 개방 후 건조하면 다시 사용 가능하다고)

300루멘 짜리도 있는데 5만원대까지 가격 상승. 그 정도까지의 밝기는 아마 내게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정가 7만원~7만 3천인데 okmall에서 29,350원에 판매(배송비 제외)를 하고 있었다.

...결제 완료

 

 

이전 버전(스팟)은 180루멘에 usb충전도 가능하였으나 new 스팟은 200루멘에 충전 불가로 변경된 듯 하다.

그런데 나는 그냥 어디서든 편의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건전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좋을 듯 하다.

전문적으로 쓸 게 아니니까.

3개의 각 led별로 밝기 조절이 가능하고, 그 중 붉은 led도 있으며, 오랜 지속, 잠금 기능, 배터리 잔량 확인 기능 등

유용한 기능들이 충분히 들어가 있다.

 

어쨌든 스펙 상으로 보면 가격대비 성능이 매우 매우 좋은 물건인 듯 하다.

 

광량         최소4루멘 ~ 최대 200루멘

거리         최소 16m ~ 80m

작동 시간  최소 불빛으로 200시간 ~  최대 불빛으로 50시간

기능         최대 밝기 버튼, 밝기 조절, 불빛 깜빡거림, 근거리 조명, 잠금

무게          본체 52g + AAA 건전지 3개 36g -=88g (듀라셀 건전지 동봉)

보증         3년

 

 한참을 꼼지락 거린 후에야 뜯을 수 있었던 제품의 포장. 

제품 마감도 아주 좋다. 오른쪽 사진이 윗쪽 버튼을 눌러서 모드를 변경한다. 옆면의 전구 표시(power tap)를 터치하면(!) 최대 밝기로.

모드에 대한 설명은 동봉된 그림 설명서를 봐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

켜고 끄는 건 알겠지만 모드가 랜덤으로 되는 것 같은 것은 분명 기분 탓이었을 게다.

 

같은 제품을 최근에 구매하신 분의 블로그에서 잘 정리해 놓으신 작동 방법을 발견했다.

설명을 아주 잘 해놓으셔서 그대로 따라하니 원하는 대로 됐다.

 

별다른 일 없이 설명서대로만 기능해 준다면 나에게는 차고 넘치는 물건이 될 것이 틀림 없다.

 

페츨의 헤드랜턴은 가격을 제외하고는 다들 좋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였다.(픽사3는 등산용이 아니므로 무겁다 160g)

그리고 페츨 제품과의 중요한 차이 중 하나는 페츨 제품은 건전지가 완전히 소모되기 전까지 불빛이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꺼진다는 점.

블랙다이아몬드 제품은 배터리가 소모되는 것에 따라 빛이 점점 약해져가는 일반적인 현상을 보인다고 함.

 

사용 후기는 빠르면 다음 달, 늦으면 내년이 되겠다.

부디 이른 시간 내에, 그리고 자주 사용할 좋은 캠핑이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계획에 없는 야간 산행은 영원히 없어도 괜찮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