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 관(旅, 觀)/제주

청수리 곶자왈 반딧불이

by 붉은동백 2017. 7. 1.

작년 제주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청수리 곶자왈 반딧불이.

[지난 포스팅 보기 :  청수 곶자왈 반딧불이]

이번 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또 찾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작년과 달라진 점이 3가지 정도 있었다.

1. 사전 예약

2. 입장료(1인 3천원)

3. 모이는 장소(입구)

 

여유 있게 전화한 덕에 큰 어려움 없이 이틀치 체험을 예약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예약 후 선입금하였다.

나중에 현장에서 들어보니 전화 예약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이는 장소가 작년과 달라졌다.

덕분에 첫 번째 방문 때 허둥대는 일이 발생하였다.

작년 기억에 기대 티맵에 "청수 곶자왈"을 치고 운전을 했다.

낯익은 마을 길이 나왔고, 마을 어른으로 추정되는 분이 주차장을 안내해주셨다.

입구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고 입구와 가까이 있는 주차장은 많이 비어있는 상태라

약간 의아했지만 불빛을 최대한 안 닿게 하려는가 싶어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곶자왈 입구 쪽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큰 건물이 있었고,

자동차들도 생각보다 몇 대 보이지 않았다.

사실 이 날은 하루 종일 비가 와서 행사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다.

다행하게도 저녁 8시쯤 비가 그쳐 에정대로 진행되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곶자왈 입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왠 용달차가 오더니,

오늘 예약하신 분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여기가 아니라며 차를 갖고 용달차를 따라 오라고 하셨다.

허둥거리며 다시 차를 타고 비상등을 켜고 앞장선 용달차를 따라 나섰다

5분도 안 걸려 이동한 곳은 "웃뜨르빛센터" 앞 도로 가.

많은 차들이 길가에 주차되어 있었다.

안내를 받아 예약을 확인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서너분 정도가 와 계셨다.

자리에 앉아 준비된 사전 교육 영상을 틀어주셨다.

마을 분들이 직접 출연, 촬영하셨는지 말투와 어색한 시선 등이 오히려 정감있었다.

 

이 날은 총 9명이 청수 곶자왈을 걸었다.

작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고, 밝은 반딧불이를 보았다.

수 백마리 쯤 보았고, 밝은 녀석들은 한 마리 한 마리가

눈부시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아름다운 빛을 내며 날아다녔다.

비 오고 난 후 갠 하늘에는 달이 없어 별들도 쏟아질 듯 보였고,

숲속은 이제껏 보지 못한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일부 구간은 내 발도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사람이 적다보니 걷는 속도는 느렸고, 잠깐씩 멈춰  숲 안쪽을 지켜보는 시간은 여유로웠다.

그리고 대열 뒤쪽에서 우리를 안내해주셨던 분 덕분에

다소 앞쪽과 떨어지더라도 우리가 지난 온 길을 뒤돌아 보며

그 길 위로 쏟아져들어오는 아름다운 반딧불이를 볼 수도 있었다.

 

작년 걸었던 길이 한 30분 남짓이었다면, 이번에는 거의 1시간 남짓되는 길이었다.

작년에도 충분히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올 해는 더 좋았다.

친절하신 마을 분들도 여전했다.

 

그리고 다음 날, 두 번째 체험.

이번에는 처음부터 티맵에 "웃뜨로 빛센터"를 치고 갔다.

어제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차들이 길가에 주차되어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함께 걸었던 사람들의 구성은 어르신부터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20명 가까이 되었다.

반딧불이는 분명 어제보다 훨씬 많았고 활동적이었으나,

걷는 분위기는 훨씬 못 했다.

대열이 늘어져 혹시나 중간에 길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염려에 

자주 앞 사람과 떨어지지 말라는 재촉이 이어졌다.

어쩔 수 없이 아쉬웠다. 

 

사실 보통의 경우 매 회 많은 분들이 모여 행사가 진행될 것이니 이게 일반적인 진행일테고,

작년과 비가 온 어제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일 것이다.

그럼에도 다음에 반딧불이를 보러갔을 때는 반딧불이를 적게 봐도 좋으니

적은 인원들과 여유있게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한편, 이번 첫 번째 방문 때 있었던 일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 다시 정보를 찾아봤다.

작년에 찾아갔던 곳으로 갔다가 급하게 마을 주민 분의 용달차를 따라 장소를 옮기된 일 말이다.

정확한 사정은 알지 못했으나 청수리 곶자왈에서 반딧불이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두 군데 있는 듯 하다.

 

첫 번째는 작년과 이번 체험을 진행하신 "청수리 청년회"등의 마을 분들이 운영하는 곳.

사전 예약과 입장료가 있으며 "웃뜨르 빛센터"로 예약한 시간에 찾아가시면 된다. 

탐방 시간(2017년 리플릿 기준)

주중(월-금) 4회 

20:00 / 20:30 / 21:00 / 21:30

주말(토-일) 8회

20:00 / 20:15 / 20:30 / 20:45 / 21:00 / 21:15 / 21:30 / 21:45

 

[청수리 마을 홈페이지 바로가기]

아직까지는 전화로만 예약을 받고 계시는 듯 하다.

일일이 전화를 받으셔야하는 마을 분과 찾으시는 분들

모두의 편의를 위해 홈페이지에서도 예약을 할 수 있게

시스템을 보강하셨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청수곶자왈 인근에 위치한 제주전쟁역사박물관 관장님이 진행하시는 관람이다.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으시는 듯 하고, GS반딧불점에서 안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첫 날 곶자왈 입구에서 본 큰 건물(반딧불이 관련 안내 영상 상영관)도 운영하시는 듯 하다.

티맵에 "청수곶자왈"이라고 치면 안내해주는 "청수리 93번지"에서 체험이 시작된다.

카페 등에서 찾은 후기를 보면 친절하게 잘 안내해주셨다고 한다.

[제주전쟁역사박물관 관장님 운영 반딧불이 체험 블로그 바로가기]

 

 

공교롭게도 세 번의 방문 모두 마을 분들이 진행하시는 프로그램에 참가했기 때문에 비교는 어렵습니다.

 

다만 주의사항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들은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것이니 꼭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비포장길에다가 안내 영상에서 주의를 준 것과 같이

뱀이 출몰 할 수 있으니 슬리퍼는 자제해주세요.

 

하늘과 지상의 많은 별빛들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